오리진 - 8점
데보라 하스마, 로렌 D. 하스마 지음, 한국기독과학자회(KCiS) 옮김/IVP(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월간지)



제목만으로는 감이 잘 안오긴 하지만(뭔가 SF같은 기분이...) 진화론과 창조론에 관한 책이다. 전에 리차드 도킨슨의 지상 최대의 쇼를 읽고 나서 나는 진화른을 지지하게 되었다.(하등 믿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어야 말이지..) 거기에 나는 기독교적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충돌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꼭 대립하는 두 관계인지는 잘 모르겠고 어느쪽이 맞던지에 상관없이 창조론/진화론 구도는 기독교가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서 억지로 만들어놓고 사람들이 거기에 논의도 못하게 만들고 있다고 본다.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진화론이라고 하면 뭔지도 모른채(대부분은 창조론도 뭔지 모른다고 본다.) 일단 반대하고 틀렸다고 말하기 바쁘다.

이것이 내가 보는 일반 평신도들의 인식인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을 꽤 의미가 있다. 다루는 주제나 논지를 떠나서 일단 IVP에서 출간된 책이다. 즉, 기독교 서적이다. 다른 진화론책이라면 무조건 거부감을 가지고 들겠지만 이 책의 기본 입장은 기독교이고 그 바탕에서 진화론과 창조론의 대립되는 부분에 대해서 찬찬히 설명하고 있다.

진화론의 많은 부분을 다 설명하고 있지는 않고(물론 지상최대의 쇼에 비할 것은 아니지만) 진화론에 대한 얘기를 빼고라도 창조론에 대한 구체적이면서 다양한 해석을 풀어놓은 것만 보더라도 많은 기독교인들이 충격(?)을 받을 만하다고 본다.(나를 포함해서)

처음에는 기독교인들이 과학을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 하는가를 설명하고 이어서 진화생물학이 과학적으로 밝혀낸 많은 사실들을 바탕을고 성경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로 접근해서 학자들이 성경에 나온 창조론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설명해 주고 있다. 크게 일치론적 해석(성경에 나온 창조론이 실제 역사와 일치한다.)와 비일치론적 해석(성경은 비유일뿐 실제 역사의 순서와 과정과는 일치하지 않는다.)의 여러가지 이론들을 설명해 주고 있다. 진화론을 바탕으로 해서 아담과 하와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도 풀어주고 있는데 이부분도 꽤 놀랍고 흥미롭다.(당연히 과학/논리적으로 보면 성경만 가지고는 해석하지 못할 부분이 많다.)

당연히 300여 페이지가지고 이 오랜 논란에 대한 궁금함을 다 해소할 수는 없겠지만 기독교서적임에도 진화생물학과 창조론 사이에서 객관적인 입장을 아주 잘 취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기독교인들에게 권하는 바인데  어느쪽으로 결론을 내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기 보다는 이 책에서 얘기하는대로 그에 대해서 고민해 보고 토론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무엇을 얘기하든지 상관없이 무조건 반대할 입장으로 얘기하는 건 의미가 없으니까..)